[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올여름 가장 긴 폭염 온다, 3년 만에 폭염일수 2배↑’···’살인 폭염’ 대처법은
2024년 6월 8일 서울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숫자나 표현만 다르지 여름이면 이제 새롭지도 않게 이런 제목의 기사들을 보게 된 지 오래다. 위의 헤드라인 아래 달린 중간 제목들을 보자.
전 지구촌 폭염 몸살…인도 87명死
미 “6월 기온 평년보다 10도 이상↑”
IFRC “미얀마·네팔 등 극단적 고온”
“폭염 서서히 건강 악화, 피해 막대”
인도의 사망자 숫자는 지난달 말, 곧 5월 말 사나흘의 기록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 대학의 추산에 따른 2019년의 기록(아래 그림 참조)을 보면, 더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전 세계 48만 9천 명에 이른다. 추위로 죽음을 맞는 459만 4천 명의 숫자를 합하면, 전체 사망 원인의 9.43%, 열 명 중 거의 한 명은 너무 춥거나 덥거나 한 이상기후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6월 초가 되면 보건 당국과 관련 정부 기관에서 냉방비 지원이나 더위 쉼터 등을 운영하고, 작업 중간 휴식, 운동 강도 조절, 음주 자제 등의 개인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처법을 교육, 홍보한다.
현대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더위를 피하려고 사용하는 건 에어컨이다. 전 세계에서 건물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거의 1/5이 에어컨 가동에 할당된다고 한다. <폭염 살인(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024)의 지은이는 에어컨을 두고 이런 말을 한다.
“에어컨은 절대 냉방 기술이 아니다. 에어컨은 단순히 열기의 위치를 바꿔주는 도구일 뿐이다.”
보기만 해도 열기가 느껴지는 에어컨 실외기를 생각하면 바로 공감이 되는 말이다. 에어컨을 세게 틀수록 외부 온도도 올라가고, 그래서 더욱 에어컨을 세게, 오래 틀게 되어 전기 수요도 상승한다. 전기료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지는 빈곤층 사람들이 집안의 더위를 피해 외부로 나가는데, 바깥 기온은 기후 환경 요인에, 에어컨 실외기 요인 등으로 계속 올라간다.
빈곤할수록 실내보다는 외부에서 노동하며 지내는 시간이 많기도 하다. 게다가 빈민가일수록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그늘을 만들어줄 나무들이 부유층들이 사는 곳보다 적다. 미국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주립대학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는 교수가 어느 여름날에 포틀랜드의 빈민가인 렌츠라는 지역과 고급 주택가인 윌래밋하이츠를 차를 타고 돌면서 기온을 쟀다. 나무도 거의 없고, 콘크리트투성이인 빈민가는 섭씨 51.1도였고, 길을 따라 가로수가 심겨있고, 잔디가 조성된 부자들의 동네는 37.2였다. <폭염 살인 책 저자의 말대로 “부자들은 약 섭씨 15도를 더 시원하게 지낼 여력이 있는 셈이었다.”
더위로 심하게 고통을 겪고 있는 빈민가로 ‘시원함(chill)’을 브랜드로 내세우는 쿠어스(Coors) 맥주가 찾아갔다. 사실 맥주에 ‘시원함’은 기본이고, 맥주들 물리적 속성보다는 냉장 보관을 어떻게 했느냐의 차이이지만, 쿠어스는 로키 산맥의 눈 녹은 물로 양조한다며 나름 차별점을 강화하는 브랜드 활동을 잘 진행해 오고 있다. 2022년 쿠어스는 미국 남동부의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 빈민가의 납작한 2~3층 공동주택 건물들이 들어차 있는 동네로 가서, 주민을 만나서 제안했다.
‘당신들의 지붕을 우리가 옥외온라인카지노추천판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세요.’
하얀색 열 차단 페인트로 온라인카지노추천 문구를 써서, 지붕 온도를 떨어트리고, 실내 기온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옥외온라인카지노추천판을 뜻하는 ‘빌보드(billboard)’ 대신 ‘칠보드(chillboard)’라는 단어를 만들어, 프로젝트 이름으로 불렀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페인트칠을 한 지붕 위의 온도는 하지 않은 지붕보다 무려 섭씨 28도가 낮았다. 실내 온도는 페인트칠을 한 곳이 6도가 낮았다. 그래서 전기료를 20% 이상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이애미에서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캐나다에까지 확산하였다.
여러 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첫째, 쿠어스의 브랜드인 ‘시원함(chill)’과 연계시킨 사회공헌 활동이었다.
둘째, 어차피 옥외온라인카지노추천로 책정된 예산을 써서, 추가 자금이 들지 않았다.
셋째, 거의 아무도 볼 수 없는 지붕 위에 온라인카지노추천했지만, 누구나 아는 온라인카지노추천가 되었다. 대상 동네의 커뮤니티 리더의 ‘나는 그 온라인카지노추천를 보지 못했지만, 그 온라인카지노추천는 정말 우리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었어요’라는 말 그대로이다.
쿠어스에서 얘기하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미덕으로 들고 싶은 부분이 있다. 쿠어스에서 무작정 기부하거나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식으로 전개한 활동이 아니었다. 쿠어스는 옥외온라인카지노추천판을 얻었고, 주민은 더위를 식히는 효과를 얻은,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상대방에게 혜택을 주는 형식이었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에서 대상자나 단체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 도와줄 대상에게 무엇을 부탁할지 먼저 생각해 보라. 그게 어쩌면 더 크게 돕는 반전의 사회 공헌이 될 수 있다.
박재항매드타임스 대기자, G_BAT대표, 인하대 초빙교수, 이화여대 겸임교수
